이외수 “박근혜와의 기이한 만남… 그 이후 블랙리스트 올라”

경제방송 SBS CNBC는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진행하는 명사 토크 프로그램 ‘제정임의 문답쇼, 힘’ 2019 시즌방송을 3월 14일부터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의 비중 있는 인사를 초청해 정치 경제 등의 현안과 삶의 지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비뉴스>는 매주 금요일자에 방송 영상과 주요 내용을 싣는다. – 기자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자들 일체 출입을 못하게 하고 저랑 독대를 했는데, (자신은) 한 마디도 안 한 채 옆에 있던 조윤선 대변인이 질문도 대신하고 제 물음에 대답도 대신했어요. 저는 상당히 참 기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아무리 군사력과 경제력이 막강해도 문화예술이 낙후되면 만년 후진국이라고 말했죠. 나중에 조 대변인이 ‘대통령 수락연설에 선생님 말씀을 넣었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그리고 대통령 된 다음에 저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더라고요. 허허허.”

<벽오금학도> <칼> 등을 쓴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트위터계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이외수(72) 작가가 지난 18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지난날을 회고했다. 그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트위터를 통해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자신을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로 앞 다퉈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 중 박 전 대통령은 직접적인 대화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돌아가더니, 집권 후 자신을 포함한 많은 문화예술인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탄압했다고 이 작가는 주장했다.

방송 출연 ‘통편집’ 당하고 예정된 강연도 취소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도 블랙리스트에 올랐었다는 그는 두 정권에서 출연했던 방송이 ‘통편집’ 당하거나 예정됐던 강연이 취소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박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정치적 발언을 많이 하는 편이었고 특히 부정부패에 대해 신랄하게 돌직구를 날렸기 때문에 과민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라 불이익 받았던 경험을 털어 놓는 이외수 작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라 불이익 받았던 경험을 털어 놓는 이외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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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장관께서 국정원(국가정보원)에 가서 그 안건을 보셨는데, 제 부분에선 ‘어쨌든 암적 존재니까 기사회생하지 못하도록 끝까지 압박하라’는 지령이 적혀 있더라고 저한테 와서 귀띔해 주신 적도 있습니다.”

‘가짜 뉴스’ 판치는 한국 언론, 국민이 지탄해야

이 작가는 지난 달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세계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는다”며 “언론이 병들면 국가가 병들고 국민이 병든다”고 썼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도 자신이 글쓰기를 위해 구입한 중고 요트와 유리장식이 있는 의자를 ‘초호화 요트’ ’25캐럿 다이아’ 등으로 공격했던 언론 사례를 들며 “가짜 뉴스가 판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작가는 “소설은 내가 써야 하는데 신문이 소설을 써서 내가 밥줄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말도 한 적이 있다”며 “육하원칙도 다 무시해버리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한두 명이 아닌데, 그런 게 나가면 또 받아쓰기를 한다”고 꼬집었다.

“방송이나 신문은 국민의 눈, 귀, 입을 대신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은 국민을 벙어리로 만들거나 귀머거리, 장님으로 만들어버리는 역할에 앞장서고 있어요…이것이 저는 나라를 망치는 요인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작가는 “국민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서 이런 언론에 대해 지탄을 해야 한다”며 “잘못된 세상에 대해 묵과하거나 방관하는 것은 오히려 죄고, 공범이 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모두와 소통하는 비결은 ‘나를 버리기’

국내 최초로 트위터 팔로어가 100만을 넘었고, 한 때 25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던 그는 여전히 196만여명의 팔로어와 매일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작가는 초등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모든 세대와 대화할 수 있는 비결이 ‘나를 버리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외수 작가는 상대를 배려하고 나를 버리면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외수 작가는 상대를 배려하고 나를 버리면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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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자기를 버려야 합니다. 아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분도 계십니다만 아는 것 때문에 안 보일 경우도 많습니다. 아는 것에 가려져 정작 진체가 안 보이는 것. 그런 경우가 많은데 나를 우선 버리는 것이 중요해요.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일방통행이 아니거든요. 오고 가야 하는데, 양쪽이 다 열려있을 경우에 소통이 가능한 것입니다. 나부터 여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는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 있는 이외수 문학관 벽에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나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이라고 쓴 글을 소개했다. 이런 자세로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무난한 소통의 요령이라는 것이다.

노년의 갑작스런 ‘졸혼’ 자신에게도 충격

지난 4월 이외수 작가의 아내인 전영자 씨가 언론을 통해 졸혼(卒婚)을 알렸다. 작가는 “아내가 이혼을 요구했는데 이제 와서 무슨 이혼이냐며 대신 졸혼을 제안한 일이 있다”고 말하고 “그런데 (말없이 집을 나가더니) 여성지 인터뷰를 통해 갑자기 졸혼을 발표해 나도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과거 혼외자 문제 등으로 아내에게 상처를 주었던 일에 대해 “끊임없이 (사죄를) 했고, 말보다 글로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글 속에서 아내를 수시로 칭찬하기도 했다”며 “이제 나도 끝없는 원망에서 좀 해방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맨손으로 여기까지 오는 동안 (가족과 문하생 등) 많은 사람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였거든요. 그런데 특히 가족들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늘 불만과 원망이 돌아오니까 ‘내가 인생을 잘못 산 것은 아닌가’ 생각도 했어요. 그러나 저를 사랑해주는 독자들이 제 글에 감동받고 제 글에 의해서 인생이 달라지고 어려움을 무난히 극복할 수 있었다고 고백할 때 ‘아 헛살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작가로서는 저만큼 행복한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족의 원망을 들으며 ‘인생을 잘못 살았나’ 생각했지만 자신의 글을 읽고 감동받았다는 독자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이외수 작가.
 가족의 원망을 들으며 ‘인생을 잘못 살았나’ 생각했지만 자신의 글을 읽고 감동받았다는 독자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이외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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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 만드는 비영리 대안매체 (www.danbinews.com)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